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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한때 노나라에서 사구라는 직책을 맡아 섭정을 한 적이 있다고 순자(荀子)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공자는 당시 유명한 대부였던 소정묘(小正卯)을 주살한다. 공자같이 '어짊'을 중시하는 인물이 권력을 잡자마자 맨 처음 한 일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이여서 논란이 일자 공자는 해명했다.
물건을 훔치는 죄 따위와는 비교되지 않는 중대한 다섯 가지의 죄에 대해서 말한다.
첫째는 머리회전이 빠르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 음험한 자는 이해(利害)관계가 우선하고 필요치 않으면 언제든지 안면을 바꾸기 때문이다. 즉 순발력이 빠르고 변명과 그럴듯한 이유를 대고 명분을 이야기 하지만 다른 속셈이 숨어 있어 손해가 날 것 같으면 책임회피를 잘 하는 인간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서 고집불통인 것이다. 이들은 어떤 경우 의지력이 강한사람, 난관에 좌절하지 않는 사람들로 총애 받기도 한다.
'논어'의 이인편에서 "군자는 하늘 아래 일을 하면서 죽어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고집 부리는 일도 없고, 또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절대로 주장하는 법도 없다. 다만 그 마땅함을 따를 뿐이다"라며 중용의 가치를 중시했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는 이런 사람에게 속아서는 안 된다고 '논어'의 위령공편에 적었다. 말은 잘 한다고 하여 그 사람을 등용해서는 안되며 사람이 문제가 있다하여 그의 좋은 말을 버려서는 안된다.
더불어 말 할만 한데도 대화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을 것이고 더불어 말 할만 하지 않은데도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또한 말을 잃지도 않는다. 현대사회의 사기꾼들과 정치꾼들에게 해당하는 말 같아 씁쓸하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우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진짜 전문가는 마음을 알고 있는 사람이니 그를 등용하라. 공자는 아끼는 제자, 안회에 대해서 "묵식심융(默識心融)·묵묵히 이해하고 마음에 녹여 담아둔다"는 표현을 자주했다. 진짜 전문가는 사용하는 언어가 단순하고 명쾌하다. 전문가인척 하는 사람에게 속아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하지 말라. 이러한 참모가 바로 주인을 망치는 참모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사람이다. 부화뇌동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지 않는 사람도 죄악이라고 했다. 즉 화이부동(和而不同), "군자는 사람과 잘 어울리지만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소인은 부화뇌동 할 뿐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군자는 사람들과 두루 함께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지 않는다.
현재의 정치판을 보면 명분도 없이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정치인들이 많다. 2007년 대선주자들에게 줄서는 정치인과 참모들을 보면서 진정한 참모를 두려면 내면에 감추어진 다섯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그 참모는 결국 주군에게 해를 입히고 파멸로 몰고 갈 것이 자명한 일이다. 공자가 말하는 심안과 영안으로 내면을 깊이 성찰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죄악이다./정갑수 수필가6·15공동위 인천본부 공동대표




